지난 3월 6일 쉐라톤 서울 디큐브시티 호텔에서 ‘스타우드 아시아퍼시픽 채용박람회’가 열렸다. 행사를 연 ‘스타우드 호텔&리조트 월드와이어’는 전 세계 100여 개국에서 1134개의 호텔을 운영하고 있는 세계적인 호텔·레저 그룹이다.

이날 행사는 쉐라톤 디큐브시티, 쉐라톤 인천, W 워커힐 호텔 등 국내 스타우드 브랜드 3개 호텔이 공동으로 열었다. 스타우드는 올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만 5000명 이상을 고용할 계획이다. 이날도 호텔리어를 꿈꾸는 이들이 발 디딜 틈 없이 행사장을 메웠다.

호텔 취업준비생을 위해 세계 최고의 호텔리어들이 전하는 취업 노하우를 공개한다.



한 해 동안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 수는 어느 정도일까? 지난해 11월 21일 오전 11시 50분. 인천공항으로 입국한 중국인 리팅팅 씨는 난데없는 환영 인파에 어리둥절해 했다. 그녀는 2012년 한국을 찾은 1000만 번째 외국인이었다. 리 씨는 기념패와 함께 500만 원 상당의 여행권까지 받는 행운을 잡았다.

순수 관광이든 비즈니스 차원이든 매년 한국으로 들어오는 외국인의 수가 2012년 들어 꿈의 1000만 명을 돌파했다. 기존 구미와 일본 관광객은 물론 중화권, 동남아이사 등 새로운 관광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이들을 타깃으로 한 유통, 레저, 숙박 사업 등도 외국인 관광객들을 잡기 위해 열을 올리고 있다.

호텔업은 특히 전망이 밝다. 일부 외국인 관광객의 경우 서울을 벗어나 수도권 외곽에 숙박을 잡고, 관광을 위해 새벽부터 숙소를 나서는 풍경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서울 도심의 기존 호텔 수요로는 몰려드는 관광객을 수용하기에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최근 특급 호텔은 물론 비즈니스 호텔이 앞 다퉈 개장 소식을 알리는 이유다.



급속도로 팽창하는 블루칩 직업, 호텔리어

호텔업이 급속도로 성장하는 가운데 이를 받쳐줄 인력 확보는 업계 차원에서도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 중 하나다. 특히 일류 호텔의 경우 글로벌 비즈니스 경험, 높은 수준의 처우, 최상급 서비스와 마케팅 등의 메리트로 취준생들 사이에서 인기가 치솟고 있다.

스티븐 호 스타우드 호텔&리조트 월드와이어 아시아퍼시픽 사장은 “스타우드 브랜드의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고, 채용에서도 업계를 선도하는 호텔 및 레저 기업으로 자리 잡았다”며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고, 인재를 육성하며, 각 지역의 전문적인 커리어 개발 프로그램을 통해 인재를 등용하고 있다. 최고의 인재들이 우리와 함께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호텔리어라 해서 객실 관리나 프런트 오피스만 생각하는 건 호텔 취업을 계획하고 있는 취준생들이 갖는 대표적인 오해다. 핵심이랄 수 있는 객실관리부터 프런트 오피스, 컨시어지, 식음료, 주방, 서빙, 엔지니어링, 보안, 인사, 스파, 영업·마케팅, 재경, 홍보·커뮤니케이션 등 각각의 전문 분야가 하나의 시너지를 내야 제대로 된 호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말. 취준생 역시 자신에게 맞는 분야가 무엇인지 정확히 타깃팅하고, 관련 분야 경험과 공부를 위해 항상 촉수를 세워둬야 한다.



외국어는 기본, 업무 경험 미리 쌓는 게 유리

이번 채용박람회는 스타우드 그룹이 주도한 행사이긴 하지만 글로벌 리딩 호텔 그룹이 채용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호텔 취업을 준비하는 이들을 위해 이력서와 자기소개서 작성 방법, 모의 인터뷰, 복장 착용 기준 등 호텔 취업에 필요한 다양한 정보를 현장에서 제공했다.

우선 채용 절차를 알아보자. 호텔은 일반 기업과 달리 ‘공채’ 제도가 없다고 봐야 한다. 채용에 관심이 있다면 수시로 채용 공고를 확인하고 챙기는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눈에 불을 켜야만 하는 건 아니다. 호텔별 홈페이지는 물론 웬만한 취업 포털에도 채용 공고가 뜨게 마련이다. 하루 한 번 5분만 시간을 내도 채용 공고는 충분히 파악할 수 있다.

호텔리어가 되고 싶다면 언제든 수시 채용 공고를 확인하고 지원할 수 있도록 준비돼 있어야 한다. 적극적인 자세로 매일 채용 정보를 찾고, 면접이나 필기시험 등에 대해 꼼꼼히 챙겨야 한다.

또 평소 호텔에 대해 관심을 기울이고, 호텔 홈페이지나 포털 등에서 관련 뉴스를 많이 읽어두는 게 좋다. 무조건은 아니지만 공인된 어학 점수가 있어야 1차 서류 전형에서 통과되는 경우도 있으니, 이런 경우 미리 준비해야 한다. 외국인과의 의사소통에 크게 무리가 없도록 외국어를 공부하는 건 호텔리어로서 기본이다. 최근에는 영어뿐 아니라 일본어나 중국어를 습득한다면 플러스 요인이 될 수 있다. 기회가 된다면 호텔에서 직접 실습이나 인턴으로 업무 경험을 쌓아 사전에 경험해보는 게 유리하다.



스타우드 호텔&리조트 채용 전형

1. 채용 공고 호텔별 홈페이지(스타우드 그룹 홈페이지에도 게재)

2. 서류 전형 이력서, 자기소개서 등

3. 인사부 면접 서류 전형 통과자 대상 인사부서장 면접

4. 부서장 면접 인사부서장 면접 통과자 대상 지원부서장 면접

5. 임원진 면접 부서장 면접 통과자 대상 총지배인 등 임원진 면접

6. 오리엔테이션 및 채용



면접(인터뷰), 이것만은 알고 가자!



인터뷰는 처음 서류 전형 통과 소식을 알리는 전화를 받을 때부터 시작된다고 생각해야 한다. 간결하면서도 정확하게 의사소통을 진행해야 한다. 호텔은 서비스업종이라는 것을 잊지 말고 솔직하면서도 예의 있게 답해야 한다.

？인터뷰는 전화에서부터 시작된다.

？면접 대기 자세도 평가 항목에 포함된다.

？솔직한 답변이 가장 중요하다.

？인터뷰에 적절한 단어를 사용해야 한다.

？면접 과정 중 외국어 및 관련 기술을 직접 평가한다.

？단정하면서도 프로페셔널한 이미지가 중요하다.

？요점을 명확히 설명하는 사전 연습이 필요하다.

？인터뷰 예상 질문과 답변도 사전에 연습한다.

？적절한 시간 조절도 필요하다.

？적절한 제스처를 사용하는 것도 좋다.



복장, 이렇게 챙기세요~



호텔은 고객을 상대하는 서비스업이다. 당연히 청결함과 깔끔한 의상, 헤어와 메이크업이 중요하다. 호텔의 특성에 맞게 점잖은 컬러의 단정한 정장, 자연스러운 메이크업과 헤어스타일이 좋다.

의상의 경우 남녀 공통으로 짙은 네이비(짙은 남색) 혹은 검정색의 단정한 정장에 구두를 착용한다. 민소매 상의나 청바지, 샌들 등은 부적합하다. 남성은 현란한 무늬의 넥타이 혹은 셔츠는 삼가야 한다. 여성은 짧은 치마 정장은 자제하고 반드시 스타킹을 착용해야 한다.

헤어스타일은 지나치게 튀는 염색 머리나 과도한 헤어 제품은 지양하는 게 좋다. 향수 사용도 자제하는 게 좋다. 여성의 경우 긴 머리는 깔끔하게 빗어 묶거나 적당한 길이의 단발머리가 가장 좋다. 너무 진한 화장이나 튀는 컬러의 아이 메이크업, 빨간 립스틱, 인조 속눈썹, 서클렌즈 등은 오히려 안 좋은 인상을 주기 쉬우니 삼가야 한다.



특급 호텔 인사담당자들이 말한다

“당신의 열정과 경험을

보여주세요!”



채용 전형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궁금합니다.

송문태 부장 서류 전형, 1차 인사부 및 부서장 면접, 2차 임원 면접(총지배인 혹은 호텔 매니저) 순입니다. 특정 직무에 한해선 영어 시험을 따로 보죠.

서상원 부장 인턴을 수시로 채용하는 게 원칙입니다. 이후 과정은 비슷해요. 1차 부서장, 2차 인사부장 면접이 있죠. 인성 검사도 하는데, 크게 어렵진 않아요. 기본적인 조직 적응력, 성격 등을 전문 외부업체에서 검증된 시스템으로 테스트하는 거죠. 인턴에서 정규직으로 전환할 때는 필기 테스트를 따로 봅니다. 어학 시험이나 상품지식에 관한 시험이죠.

이종성 부장 대부분 비슷합니다. 정규직을 바로 뽑진 않고 1년 정도 인턴 과정을 거치죠. 수시 모집이 원칙이고요. 부서장, 인사팀장 면접을 함께 보고, 그 다음 총지배인 면접이 있습니다. 요즘엔 영어 시험을 따로 보거나 토익 점수를 따지기보다는 면접에서 바로 확인하죠. 팀장급이나 세일즈 직군 등은 직무 시험이 따로 있어요. 인성 검사도 따로 보죠. 영어로 된 어려운 시험인데 리더 역량, 셀러 역량 등을 스타우드의 별도 검증 시스템으로 가려냅니다.



서류 전형 통과의 핵심 요건은 무엇인가요?

송문태 부장 인천의 경우 인적 자원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편이에요. 이력서에 정성이 얼마나 들어 있고, 직무에 대한 관심이 있는지만 보죠. 이런 분들은 대부분 면접에서도 후한 점수를 받게 마련입니다. 신입사원은 어차피 입사 후 교육을 통해 발전할 수 있어요. 어떤 분야든 처음부터 다 아는 직원은 없죠. 좋은 스펙보다는 정성, 실습 등 지원 분야의 경험을 주로 체크합니다.

이종성 부장 바에서 일하겠다고 지원했는데, 커피를 내려본 경험이 있으면 더 관심이 갈 수밖에 없겠죠. 특정 분야를 선택하지 않고 그저 ‘호텔리어가 되고 싶다’고만 하면 굉장히 난감해요. 일하고 싶은 분야를 명확히 밝혀야 합니다. ‘어디든 괜찮다’는 분은 어디든 갈 수 없어요.

서상원 부장 이력서의 기본인 사진만 보더라도 준비된 사람이 있어요. 셀카 찍어서 올리는 사람과 아닌 사람이 있죠. 서비스업은 경험이 상당히 중요해요. 호텔 관련 학교나 학과에서 체험 프로그램을 상당히 많이 진행하죠. 그럼에도 조리에 지원하면서 아예 주방 경험이 없는 지원자도 있어요. W 호텔에서도 많은 체험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죠.

이종성 부장 얼마나 해당 분야에 관심이 있고, 관련 경험이 있느냐를 봅니다. 실습을 진행해보면 대충 하고 끝내려는 친구도 의외로 많아요.



면접 전형에선 어떤 면을 중요하게 보시나요?

송문태 부장 본인이 원하는 직무를 정확히 알고 있는지가 중요하죠. 업무 이해도와 더불어 가장 중요한 건 호텔에 대한 관심이에요. 실제로 면접을 진행해보면 10명 중 2~3명이 무작정 ‘호텔리어가 되고 싶다’고 말합니다. 업무를 명확히 아는 지원자도 30~40%에 불과해요.

서상원 부장 인성과 서비스 마인드가 핵심입니다. 호텔 서비스라는 게 일반적인 레스토랑 서비스와 차이가 있어요. 고객이 원하는 수준 자체가 다르죠. 그만큼 더 많은 것, 세세한 것을 요구하고, 일일이 맞춰드리기 힘든 경우까지 있어요. 그래서 지원자 개인의 성향을 많이 파악하려고 해요. 얼마나 잘 적응할 수 있는지를 집중적으로 보죠. 호텔의 겉모습만 보고 지원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식음료, 조리 파트 같은 경우 하루 종일 서서 일해야 하고, 업무 군기도 셉니다. 어디보다 끈기가 필요한 조직이 바로 호텔이죠. 그래서 실습을 권하는 거예요.

이종성 부장 덧붙이자면 열정이 중요합니다. 특히 쉐라톤 디큐브시티 호텔의 경우 아주 젊은 조직이에요. 열정이 없으면 즐겁게 일할 수 없죠. 스트레스도 상당한 분야이기 때문에 열정이 빠지면 스스로 견디기 힘들 겁니다.



영어 등 외국어 실력은 어느 정도여야 하나요?

이종성 부장 공인된 점수보다는 면접 과정을 통해 직접 확인해요. 네이티브 스피커만큼 유창하기를 바라진 않아요. 단어 하나라도 제대로 커뮤니케이션하려는 열정을 높이 삽니다. 무엇보다 커뮤니케이션 자체에 적극적인 모습이 중요해요.

서상원 부장 점수는 안 봅니다. 직무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실질적인 회화 능력이 중요해요. 요즘엔 중국어 인재를 많이 찾고 있습니다. 중국 관광객이 늘고 있기 때문이죠.

송문태 부장 인사·마케팅·세일즈 같은 경영지원부서의 경우는 비즈니스 영어를 이메일로 테스트합니다. 기본적인 회화 능력을 갖춰야 하지만, 직무마다 차이는 있어요.



호텔리어를 꿈꾸는 취준생들에게 조언 부탁합니다.

이종성 부장 호텔리어라는 직업이 내게 정말 맞는지 생각을 많이 하세요. 그 후 원하는 분야에 대한 타깃을 명확히 해야 합니다. 입사 후에는 일단 고된 업무를 버티는 게 중요하죠. 중간에 포기하는 사람이 많아요.

송문태 부장 내가 원하는 일과 직종이 뭔지, 또 그 일이 내게 맞는지도 따져봐야 합니다. 흔히 3일, 3주, 3개월 되면 힘들다고 말하죠. 그런 직원들에게 “인내하다 보니 지금의 내 위치까지 오게 됐다”고 말해주곤 합니다.

서상원 부장 무엇보다 호텔업은 계속 성장하고 있는 산업 중 하나예요. 언제든 본인이 일하고 싶으면 일자리를 구하는 게 어렵지 않아요. 대신 사전에 내게 맞는 분야를 잘 선택해야죠.



인터뷰에 참여해주신 분



이종성

쉐라톤 서울 디큐브시티 호텔

인사부장



송문태

쉐라톤 인천 호텔

인사부장



서상원

W 워커힐 호텔

인사부장



글 장진원 기자│사진 서범세 기자


출처 : 한국경제매거진